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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의 반전 본문
바로 4년전인 2006년만 해도 두바이 경제는 엄청난 기세로 전진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두바이 전체가 하나의 공사 현장이었다. 반대로 이러한 두바이의 급속한 경제 발전은 한때 1인당 세계 제일의 GDP를 기록했던 쿠웨이트에게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쿠웨이트인들은 그 원인이 바로 데모크라시 (민주주의) 때문이라고 보았다. 걸프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상당한 수준의 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했던 쿠웨이트는 의회와 정부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이 데모크라시가 쿠웨이트의 발목을 잡았던 것이다.
쿠웨이트에서는 중동국가 중 유일하게 국민들이 뽑은 국회의원이 행정부를 감시한다. 모든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지듯이, 이 데모크라시는 쿠웨이트에서 특이한 형태로 변했다. 의원들은 이기적이었으며, 부족간, 분파별 파벌싸움의 대행자가 되었다. 여기에 덧붙여 행정부 전 분야에 펼쳐져있는 관료주의와 레드테이프는 정부의 정책을 유명무실화시켰다.
쿠웨이트 통치가문의 일원인 셰이크 나세르 모하메드 알 사바 총리는 지난 2006년 2월 총리로 임명된 후 6번이나 내각을 교체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쿠웨이트 의회는 2006년 5월 이후 3번이나 해산됐다. 정치와 의회가 갈등을 겪으면서 제4차 정유공장사업의 계약이 취소되는 등 경제 발전은 거꾸로 가고 있었다.
이웃나라의 고층건물이 하늘로 높게 올라갈 때마다, 항구가 깊어지고 넓어질 때 마다, 8차선의 고소도로가 사막을 가로지를 때마다, 상대적으로 쿠웨이트인들은 침체 속에 빠져 갔으며, 더구나 발전소의 노후화로 인한 정전으로 가끔씩은 어둠속에 보내야 했던 우울한 시절이었다.
그러나 2010년이 되면서 모든 것이 역전되었다. 글로벌 금융 위기에 따라 두바이 부동산시장은 붕괴되었다. 구조조정과 대규모 인원을 감축하고 있던 중동의 모든 건설업체들이 이제 쿠웨이트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세계 제4위의 산유부국인 쿠웨이트의 반전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 수십년동안 쿠웨이트의 문제아였던 국회도 변하였다. 항상 정부 정책의 발목을 잡았던 국회는, 지난 2월 놀랍게도 정부가 요청한 1,000억 불 규모의 향후 4개년 경제개발 투자계획을 대다수의 찬성으로 전격 통과시켰다.
국회가 바뀌게된 기폭제는 2009년 5월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참신한 여러 분파의 의원들이 당선되었으며, 사상 처음으로 4명의 여성 의원이 탄생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총리 탄핵이라는 국회의 전유물적인 공세에 대해, 셰이크 나세르 총리는 토니블레어 영국 전임 수상의 150만 불짜리 특별 자문에 따라 적극적으로 맞대응하면서 국회의원 과반수의 찬성을 받아내 자리를 지켰다. 이 또한 사상 최초로 쿠웨이트 총리가 뒤로 물러서지 않고 국회를 이겨낸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국회와 정부 스스로가 이제는 변화가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4년 동안 1,000억 불이상이 소요될 경제개발 투자계획에 따라, 석유와 가스개발, 발전소, 다리와 도로, 철도와 지하철, 신공항, 대학교, 신도시, 섬 개발 등 1,100여개의 대형 프로젝트가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물론, 이 프로젝트들은 수년전에 완료되었어야 하나, 쿠웨이트의 관료주의로 적기에 자금이 투입되지 못하면서 늦어져왔다.
2010년은 바야흐로 대형 프로젝트들의 발주 원년이 된다. 부비얀섬 개발에 41억 불, 쿠웨이트대학 신규 캠퍼스건설에 53억 불, 수비야 코즈웨이와 실크시티 건설에 2030년까지 940억 불, 파일라카섬 개발에 210억 불, 신규 정유공장 및 현대화사업에 350억 불, 유전확장 및 개발에 50억 불, 담수공장 및 발전소 건설에 100억 불, 석유화학콤플렉스 건설에 50억 불, 신공항 건설에 62억 불, 메트로 및 철도에 170억 불 등 수많은 메가 프로젝트가 순차적으로 발주된다.
쿠웨이트에서 돈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난 10년간 연속으로 매년 수백억 불의 재정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고유가의 영향에 힘입어 2011년 4월까지 1년간의 재정흑자가 250억 불에 달할 것이다. 쿠웨이트의 국부펀드 규모는 5,000억 불로 투자 대상을 찾아 움직인다.
그리고, 쿠웨이트의 북쪽 국경선 너머에는 또다른 선물이 기다리고 있다. 이라크에는 6,000억불이라는 전후복구사업의 노다지가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걸프전쟁의 여파로 이라크는 아직 240억 불의 손해 배상금을 쿠웨이트에 갚지 못하고 있다. 또한 양국간 오래묵은 영토 분쟁도 남아있다. 그럴지라도 지리적 위치상 이라크는 쿠웨이트에게 가장 매력적인 이웃 국가다. 쿠웨이트는 아랍상인의 후예답게 이라크의 대규모 전후복구사업 참여를 위하여 가장 적극적이며 실용적으로 대처할 것이다.
쿠웨이트는 이라크로 가는 진입로이며, 연습장이며, 물류센터다. 이라크로 가기 위해서는 쿠웨이트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
(입력: 2010년 7월 31일)(수정1: 2010년 8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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