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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주르 정유공장 프로젝트: 지나간 이야기] 15. 취소에 따른 후폭풍 본문
세계에서 3번째로 크다는 일산 615,000 배럴 규모의 쿠웨이트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 (NRP)가 2009년 3월 20일을 기준으로 공식 취소되었다.
11개월 전에 이 초대형 프로젝트를 싹쓸이 수주하면서 환희에 찼던 한국건설업체들은 졸지에 위기를 맞았다.
항간에 프로젝트가 취소된 것은 아니며, 나중에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여 재개할 수도 있다는 KNPC 일부 고위관리의 말도 있으나 립 서비스에 불과하다. 아무도 믿지 않는다.
프로젝트가 취소되면서 기 발주하여 쿠웨이트에 도착한 반응로 36기는 무용지물이 되었으며, 쿠웨이트 정부는 10억 불 이상을 날렸다.
5개 패키지의 계약업체인 JGC와 GS건설 컨소시엄, SK건설, 플루어,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이 진행하던 설계가 갑자기 중단됨에 따라, 말도 많던 이 프로젝트는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정산작업을 벌이게 되었다. KNPC는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업체들은 더 받아내기 위하여 피 튀기는 싸움이 전개될 것이다.
더구나, KNPC는 프로젝트를 취소하면서 기 지급된 2%의 선급금을 빠른 시일 내에 반납할 것을 업체에 요청하였다. 이에 따라 한국업체들은 1억2천만 불에 달하는 선급금을 쿠웨이트로 역송금하여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원화 약세 속에 한국업체들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되었다.
플루어는 한국과 일본에 파견되어 PMC업무를 담당하던 직원 전부를 파면시켰으며, 이들은 10일 이내에 짐을 싸서 고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사 형태로 유지 되어 온 플루어 쿠웨이트 현지법인은 문을 닫는다.
150억 불짜리 신규정유공장 프로젝트가 공식적으로 취소되면서 이제 쿠웨이트 건설시장은 뿌연 먼지만 날리는 황무지로 변하였다. 외국회사들은 지사를 폐쇄하면서 홀연히 쿠웨이트를 떠나고 있다. 현지 건설업체들은 파산 직전이며, 공항은 떠나는 노동자들로 북새통이다.
그나마, 계약한 프로젝트도 무산될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SK건설이 2008년 1월 7억 불에 코스트플러스로 계약한 No. 4 가스트레인 프로젝트 (FGTP)는 투자비가 2배 이상으로 크게 늘어남에 따라 재입찰로 갈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된 5.4억 불짜리 가스파이프라인 프로젝트 역시, 페트로팩이 2008년 11월 초에 수주하였지만 앞날이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와 상호 연계된 18억 불짜리 원유 공급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의 입찰에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대림산업, SK건설 등이 참여하고 있으나, 이미 취소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금 쿠웨이트에는 10억 불에 달하는 2건의 KOC 원유생산개발 프로젝트 (EPF)가 입찰 중이며, 이것이 쿠웨이트 발주 프로젝트의 전부다. 더구나, 이 프로젝트는 파이낸싱을 필요로 하는 일종의 BOO방식이라 현재의 글로벌 금융위기 하에서 구체화될지도 의문이다.
또 다른 200억 불 규모의 클린퓨얼 프로젝트 (CFP) 역시, 그 추진 여부는 아직까지 불투명하며 실제 입찰까지는 빨라야 2년 후다.
쿠웨이트의 정유 및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시장은 당분간 개점휴업 상태로 변하였으며, 상대적으로 사우디 아라비아와 아부다비가 활발해짐에 따라 한국업체들도 그곳을 향하여 떠날 것이다.
작년 여름만 해도 6개의 한국건설업체가 14개의 현장을 운영하였으며, 공사 중인 프로젝트의 총 계약금액도 100억 불이나 될 정도로 쿠웨이트는 우리에게 가장 큰 건설시장이었으나,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한국업체가 수주한 대부분의 공사는 거의 다 끝나가고 있다. 작년에 한국인 건설인력이 1,000 여명에 이르렀으나, 여름이 되면 100명 선으로 가파르게 줄어든다. 2009년 6월부터는 한국 직원들의 귀국이 러시를 이룰 것이다.
(
입력: 2009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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