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모든 플랜트 프로젝트 정보
무적의 로마군단 사이펨 본문
이탈리아의 사이펨은 지난 2006년 스남프로게티를 인수하면서 시작된 합병작업을 3년 후인 2008년 9월에 완료하였다. 파이프라인과 해상공사에서 세계 제1의 강자임을 자처하는 사이펨은 세계적 플랜트 엔지니어링업체인 스남프로게티를 인수 합병하면서 프랑스의 테크닙를 이길 수 있는 무적의 로마 군단이 되었다.
사이펨은 테크닙보다는 1년 먼저인 1957년에 설립되었다. 파이프라인 건설업체인 스남 몬타기 (Snam Montagi)가 석유 굴착 전문회사인 사이프 (Saip)를 인수하면서 탄생하였으며, "모험을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라는 각오로 발을 내딛었다.
1958년 유럽 최초의 해상공사인 씨실리 유정을 굴착하였으며, 이태리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면서 특수 용접기술을 습득하였다. 요르단 정유공장을 시작으로 모로코, 가나, 튜니지아, 파키스탄, 스리랑카, 콩고 등지에서 그 나라 최초의 정유공장을 지었다.
인도에서는 무려 40개의 강을 횡단하는 1,100 킬로미터의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면서 파키스탄과 이란의 장거리 파이프라인을 수주하는 밑바탕이 되었다. 또한, 아르헨티나 최초의 유정 600개를 굴착하면서 3,700 킬로미터의 파이프라인도 깔았다.
1966년 미국의 걸프사가 발주한 16킬로미터의 스페인 해저 파이프라인 건설공사를 완료하면서, 해상분야의 진정한 강자가 되었다. 이로 말미암아 이란, 카타르, 리비아 등의 해상공사를 수행하게 되었으며, 1967년 당시로서는 가장 크고 복잡하다는 리비아 LNG공장을 건설하면서 기술력을 자랑하였다.
설립 후 12년 동안은 사이펨에게는 도약의 시대로 22개 국가에서 총 22,000 킬로미터의 파이프라인을 깔았으며, 50개의 대형 정유공장과 석유화학공장을 지었다. 마치 로마군단이 제국을 건설하듯 사이펨은 거침없이 진군하기 시작하였다.
1969년에 사이펨은 이태리 국영석유회사인 ENI 그룹으로 편입되면서 제국의 확장은 가속화되었다. 1970년대 초 이란에서 오일 터미널을 건설하였으며, 아울러 자그로스 산맥을 넘는 원유 파이프라인을 깔았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큰 사이즈인 48인치의 아부다비 해저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면서 이 분야의 최고임을 각인시켰다.
1970년대 후반기에는 씨실리 해저 파이프라인공사를 통하여 역사상 가장 깊은 680미터까지 내려가 작업하였으며, 세계 최초로 아프리카와 유럽 대륙을 잇는 알제리와 이태리간 가스파이프라인을 건설하였다. 호주에서 7,000 킬로미터, 알제리의 사하라사막에서 5,000 킬로미터의 육상 파이프라인을 설치하였으며, 동시에 석유화학 플랜트도 건설하였다.
1970년에서 1985년까지는 지속적인 확장의 시대로, 사이펨 군단은 수많은 산과 강을 넘었으며, 바다에서는 태풍뿐만 아니라 상어와도 싸웠다. 사막과 정글에서 땀을 흘렸으며, 전쟁과 테러지역에서도 진군에 진군을 거듭하였다.
그러나, 1984년 제2차 석유파동 이후의 세계경기 불황은 사이펨에게 새로운 전략을 요구하였다. 강적과 싸우기 보다는 동맹을 맺어 윈-윈하는 조인트벤처 전략이 태어난 것이다.
1987년 북해에서의 유전개발공사 수주전에서 사이펨은 가장 강한 적수인 브라운앤루트를 만났다. 사이펨은 싸움보다는 동맹을 구축하였으며, EMC (European Marine Contractors)란 조인트벤처를 탄생시켰다. EMC는 곧 이어 다가온 1990년대의 호황기를 구가할 수 있었으며, 2002년 사이펨은 EMC를 완전히 인수하였다. 이리하여 EMC는 어떤 조건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조인트벤처의 새로운 모범사례가 되었다.
지속적인 확장을 위한 사이펨의 동맹전략은 1990년대에 꽃을 피었다. 사이펨은 부이그 (Bouygues Offshore)와 제휴하여 프랑스의 안마당인 서아프리카의 해저유전개발에 진출하였다. 리비아에서는 대규모 해상 유전개발 프로젝트에 현대건설을 동맹자로 끌어들였다. 네덜란드의 SBM (Single Buoy Moorings), 호주의 클러프 (Clough), 이태리의 스남프로게티, 영국의 로제티 (Rossetti), 그리스의 CCC 등의 수많은 업체와 제휴하면서 약점을 보완하고 신시장 개척과 함께 사업영역을 넓혔다. 육지와 바다, 그리고 땅 속까지 파고들며 전 건설분야의 리더로 자리매김하였다. 동맹은 사이펨에게 시련을 극복하는 전략이 되었으며,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사이펨은 2000년대로 들어오면서 오랫동안 꿈꾸어 왔던 제국의 완성을 마무리 하기 시작하였다. 드디어 2006년 2월, 35억 불의 매출과 52억 불의 수주잔량을 보유한 플랜트 엔지니어링 전문업체인 스남프로게티를 8억 불의 현금으로 매입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로써, 사이펨은 업스트림에서 다운스트림까지의 전 분야를 아우르는 유럽의 최강자로 등극하였다.
2005년까지 테크닙은 언제나 사이펨을 앞서왔다. 그러나, 2006년부터는 스남프로게티를 인수한 사이펨이 전년도 대비 매출을 66%나 올리면서 테크닙을 추월하기 시작하였다.
사이펨은 지난 5년 동안 매년 평균 22.2%의 매출 상승을 이룩하면서, 2008년에는 사상 최대로 101억 유로 (150억 불)의 매출과 11.2%의 영업이익율을 달성하였다. 반면에 테크닙은 매출 75억 유로 (111억 불), 영업이익율 8.8%에 그쳤다.
사이펨의 역사는 회사를 위하여 위험을 무릅쓴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사이펨은 쓰고 있다. 그만큼 그들은 현장과 기술자를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반세기 동안의 실적은 매우 놀랄 만하다. 마치 2000년 전의 로마군단이 했던 것처럼, 사이펨은 23,000 킬로미터의 해상파이프라인, 120개의 해상공사, 64,000개의 유정굴착, 62,000 킬로미터의 육상파이프라인, 37개의 신규 정유공장, 500개의 프로세스시설, 400개의 석유화학공장, 그리고 40개의 발전소를 건설하였다.
사이펨은 현재 이태리 국영석유회사인 ENI가 지분 43%를 보유하고 있으며, 육상, 해상, 굴착의 3개 부문으로 나누어져 있다. 100개의 국적으로 구성된 37,000명의 다국적 종업원이 유럽, 미주,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등지의 50개국에서 건설에 참여하고 있으며, 200개나 되는 자회사, 현지법인, 지사, 엔지니어링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의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사이펨의 전략은 단순하다. 즉, 가격 경쟁력이다. 사이펨은 수주산업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것 같다. 건설산업에서 생존과 번영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언제나 경쟁자보다 낮은 가격이었다. 이를 위하여 현지조달과 제작을 최대화하며, 어느 누구와도 동맹을 맺는다.
사이펨은 시장을 프로젝트의 크기와 종류, 발주처 그리고 지역으로 나누어 치밀하게 준비한다. 즉, 해상공사, 오지공사, OPEC산유국, 슈퍼 메이저, 초대형사업, 미래형사업 등 6가지로 세분화하여 공략한다. 로마군단의 후예답게 사이펨은 완벽한 EPC업체로 탈바꿈하여 승리를 위한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최초입력:
'플랜트건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PC의 새로운 스타 테크니카스 리유니다스 (0) | 2011.03.07 |
---|---|
엔지니어링의 대부 플루어 (0) | 2011.03.07 |
전천후 플레이어 테크닙 (0) | 2011.03.07 |
EPC업계의 강자로 떠오르는 페트로팩 (2) | 2011.03.07 |
두바이 드림은 사라지다 (0) | 2011.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