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동에서는 아로마틱스 플랜트 건설바람이 분다

 

지금 중동에서는 아로마틱스 플랜트 프로젝트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그 동안 유행병처럼 번진 수많은 에틸렌 프로젝트에 이어, 오일머니에 취한 부자 중동국가들의 석유화학사업 포트폴리오가 시작되었다.

아로마틱스 플랜트는 우리 말로는 방향족 생산공장으로 파라자일렌 (PX)과 벤젠을 생산하지만, 수요가 많은 PX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PX는 PTA의 기초원료이며, PTA는 우리 생활에 밀접한 폴리에스터 옷감과 PET병의 원자재이다. PX의 대량 소모국은 인구가 많은 중국과 인도 그리고 나머지 아시아 국가들이다.

1999년 아시아 통화위기의 결과, 세계의 PX가격 침체가 발생되어, 전세계적으로 30-40%의 가격하락현상이 발생되었다. 아시아의 아로마틱스 생산업체들은 지난 몇 년간 경제위기로 상당한 고통을 받았기 때문에 신규투자를 꺼리고 있으며, 은행들은 여전히 자금지원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에서 폴리에스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PTA시장이 회복되고 있으며, 당연히 PX공급은 부족하기 시작했다. 또한 PET맥주용기 도입으로 인해, PX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아시아는 현재 세계 PX소비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또한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지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의 경험으로 이제 아시아의 아로마틱스 업체는 소규모 생산으로는 살아남기 힘들게 되었다. 대규모 정유공장을 갖춘 통합업체만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과거 아로마틱스 플랜트 건설 시 연간 생산능력은 PX 30만 톤을 의미하였지만, 미국 UOP와 프랑스 Axens의 기술개발에 의해 새로 짓는 아로마틱스 플랜트는 보통 80만 톤에 달한다.

전통적으로 아시아 각국은 PX공급을 미국에 의존하였으나, 미국의 생산규모는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 이 빈 자리를 지금 중동이 노리고 있다. 중동 각국은 세계의 PX시장을 점유하기 위하여 2005년부터 경쟁적으로 아로마틱스 플랜트를 건설하기 시작한다. 돈이 넘치는 중동은 향후 정유와 석유화학산업의 세계 중심지로서 최소 10년 동안은 그 위치를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였다.

중동, 특히 GCC 지역은 새로운 아로마틱스 프로젝트에 투자될 모든 필요조건을 다 갖고 있다. 피드스탁 가격의 경쟁력과 함께 흘러 넘치는 오일머니, 에틸렌으로부터의 사업 다각화 그리고 주요 소비국인 중국, 인도 대륙 및 아시아와 가장 근접한 위치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누가 뭐래도 첫 번째 선택지이며, 최고의 선택지이다.

금년에 들어와서, 아로마틱스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시작은 쿠웨이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쿠웨이트 국영석유화학회사인 PIC에서는 지난 10월 18일에 연간 77만 톤의 PX를 생산하는 아로마틱스 프로젝트의 재입찰을 마감하였다. 그 결과 한국의 SK건설과 이태리의 테크니몽 컨소시엄이 12.4억 불의 최저가로 응찰하였다.

사우디에서는 그 동안 에틸렌과 PE, PP, EG 계열의 석유화학공장 건설에 집중하였으나, 서서히 아로미틱스 계열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사빅의 자회사인 YanSab에서 4억 불을 투자하는 연산 25만 톤의 BTX 공장 입찰이 실시되고 있으며, 한국의 삼성엔지니어링을 포함한 7개 업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한 사우디 아람코에서는 에너지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하여 얀부와 라스탄누라에 정유공장 Integration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으며, 여기에 세계적인 생산능력을 갖춘 아로마틱스 플랜트가 스팀 크래커와 함께 들어선다. 라스탄누라에서는 PX 46만 톤, 벤젠 40만 톤 규모의 아로미틱스 플랜트가 지어지며, 얀부 정유공장 통합 프로젝트도 마찬가지 스케일로 아로마틱 콤플렉스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사우디 민간업체인 사프라 (Safra)에서는 아로마틱스 플랜트의 추진을 위하여 포스터휠러와 지난 9월 PMC계약을 발 빠르게 체결하였다.

석유화학 수출국으로 발 돋음 하려는 오만에서는 LG상사가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성사시키면서, PX 80만 톤의 아로마틱스 플랜트건설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GS건설이 EPC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며, 10억 불에 달하는 정식 계약은 2005년 말에 이루어진다.

UAE의 아부다비에서는 10억 불을 투자하여 연산 80만 톤 규모의 아로마틱스 플랜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기초적인 타당성조사는 포스터휠러가 이미 완료하였다. 정식 FEED입찰에 5개 업체가 참여하여 경쟁 중이며, EPC입찰은 2006년 하반기에 실시될 전망이다.

카타르에서도 10억 불을 투자하여 연간 40만 톤 규모의 아로마틱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미국의 플루어가 기초설계를 완료하였다. 카타르 석유회사가 엑슨모빌 및 쉘과 합작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따라서, GCC 6개국 중 바레인을 제외한 5개국에서 총 9개의 아로마틱스 프로젝트가 가시화되고 있으며, 총 투자비는 86억 불, 새로운 PX의 총 생산량은 450만 톤이나 된다. 지금까지 GCC국가의 PX 생산규모는 연간 90만 톤으로 세계 생산량의 4%를 차지하였으나, 2010년이 되면 10%를 차지하게 된다. 아로마틱스의 세계적인 공급 중심지는 이제 중동으로 바뀌고 있다.

중동에서는 아로마틱스 플랜트 건설바람이 불고 나면, 이의 다운스트림인 PTA플랜트에의 투자로 급격히 옮길 것이다. 벌써 사우디에서는 PTA의 기초원료 중의 하나인 초산공장 프로젝트 2개가 추진되고 있다.

한국은 과거 폴리에스터 산업의 강대국으로서 이미 1970년에 아로마틱스 플랜트를 가동하였다. 아로마틱스와 PTA플랜트의 EPC 및 O&M 분야에 많은 경험과 강점을 갖고 있는 한국업체들은 중동에 관심을 갖고 전략을 짤 때다.

(최초입력: 2005년 10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