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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트건설 이야기

글로벌 금융위기 속 쿠웨이트 (1)

조성환 2011. 3. 6. 17:17

호황국면이 계속 이어지리라 여겼던 중동 건설 붐이 어느 날 갑자기 바닥에 놓이게 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부자나라 중동의 실물경기를 급속도로 무너뜨리고 있다.

두바이의 부동산 시장은 붕괴가 시작되었으며, 유가하락으로 내년에는 중동국가들의 재정적자가 예상된다. 은행 돈이 필요한 민자 담수 및 발전 프로젝트는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아 진행이 어려워졌으며, 석유화학 프로젝트도 타당성이 없어져 계획 중인 프로젝트는 모두 취소되었다
.

중동 GCC 6개국 중 아부다비와 쿠웨이트만이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있다고 하나, 100년 만에 한번 왔다는 이번 금융위기의 불똥이 어떻게 튈지 몰라 일단은 관망태세다
.

내가 살고 있는 쿠웨이트는 바로 한달 전만 하여도 돈으로 흘러 넘치는 분위기였지만, 어느새 불황의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덥고 있다. 돈 많은 쿠웨이트인들이 투자하였던 주식은 지난 2개월 동안 40%나 하락하였으며, 펀드는 반 토막이 되었다. 고 인플레 속에 부동산 가격은 서서히 하강하고 있으며 빈 상점은 늘어만 간다
.

은행 역시 금융위기의 여파로 투자하였던 거액이 사라졌으며, 특히 걸프뱅크는 14억불의 손실을 입어 쿠웨이트 중앙은행이 개입하면서 졸지에 주인이 바뀌었다. 펀드를 통하여 수익을 즐겼던 쿠웨이트 투자기관들도 거대한 손실을 입으면서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

원유수출로 부를 쌓았던 쿠웨이트 정부 역시 벌어들인 오일머니를 미국과 유럽에 투자하였으나, 최소한 1/3은 증발하였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쿠웨이트의 유가는 40불대로 떨어져 내년도 재정 예산이 빠듯해졌다. , 산유국 쿠웨이트에도 돈이 메말랐다
.

쿠웨이트는 금년에 세계에서 가장 큰 150억 불 규모의 신규정유공장 프로젝트 (NRP) 4개의 한국업체에게 발주하였지만 4개월이 지난 지금, 아직도 계약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국회에 보고한 감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타당성이 없다는 내용이 새어 나오고 있어 한국업체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

지난 1997년도의 IMF와는 달리, 이번의 금융위기는 중동 발주의 프로젝트를 급격히 감소시켜, 중동에 올인하였던 한국업체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프로젝트는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여, EPC업체들은 전략 수정을 할 수 밖에 없다. 특히 한국업체들은 그 동안 연간 30-40억 불의 수주고를 올렸으나 이제는 그 1/10도 수주할 수 없는 상황이다
.

그러나 문제는 중동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한국 대형 건설업체들의 유동성 위기다. 최근 이 회사들은 돈이 바닥 나, 이제는 제2금융권에 돈을 빌리러 동분서주하고 있으며, 도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불길한 소문이 한국으로부터 들린다. 만약에 한 업체라도 부도가 나 쿠웨이트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영향을 끼칠 경우, 그 파장은 매우 커질 것이다
.

갑작스런 불황의 여파로 쿠웨이트의 현지 시공업체들 역시 일감이 떨어져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으며, 경비절감과 아울러 인원을 대폭 줄이기 시작하였다. 한국 플랜트 건설업체들도 지금은 계약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느라 인원이 모자라지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남아돌기 시작하여 결국 혹독한 구조조정을 할 수 밖에 없다
.

그래도 쿠웨이트는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다. 두바이나 카타르와는 달리 대단위 투자 및 개발사업에 늦게 뛰어드는 바람에 들어서 금융위기의 한파를 조금 비껴 서 있는 상태다
.

150
억 불짜리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는 갈 수도 안 갈 수도 없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그래도 간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수년간 건설하지 못한 발전소들도 정부에서 자체자금으로 집행하고 있다. 12억 불짜리 종합병원공사는 오는 2월에 계약하며, 53억 불규모의 쿠웨이트 대학 캠퍼스 프로젝트도 내년에는 입찰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오일머니가 일부 날라갔지만, 관료들의 무능으로 아직 쓰지 못한 채 남아있는 게 다행이다
.

(
입력: 2008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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