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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주르 정유공장 프로젝트: 지나간 이야기] 9. 코스트플러스입찰, 승자는? 본문
싸늘한 바람이 불어 추위마저 느끼게 하는 쿠웨이트의 겨울에, 세계에서 가장 큰 정유공장 프로젝트를 타겟으로, 140억 불의 오일머니를 나누어 가지려는 수주전쟁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 2007년 10월 중순에 쿠웨이트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의 재입찰이 드디어 시작되었으며, 12월 16일이 입찰 마감일로 잡혀져 있다.
그리고, 6개의 한국업체를 포함하여 세계 각국에서 뽑힌 17개사가 4개의 전쟁터로 모였다. 이번 싸움은 특이하게도 과거의 친구가 현재의 적이 되었으며, 패키지 별로 동맹이었다가 적군이 되기도 하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양상으로 변해 버렸다.
이번 입찰은 그 동안 쿠웨이트를 석권하고 있던 한국업체에게 새로운 위기와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업체가 무난히 반 이상을 가져갈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서방업체의 본격 진입을 허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각 패키지 별로 장애물 1단계인 PQ를 통과하여 입찰을 준비 중인 업체들의 면모를 알아보고, 누가 승자가 될지를 전망해본다.
1. 패키지 1 번 (증류 및 탈황 프로세스
)
패키지 1번은 신규 정유공장을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프로세스 패키지로 3개의 한국업체가 일본과 유럽의 강호들과 각각 동맹을 맺으면서 3개 그룹간 경쟁으로 좁혀졌다
한국측 대표주자인 GS건설과 SK건설 그리고 현대건설은 KNPC정유공장 프로젝트의 경험이 풍부한 터줏대감이며, 자존심을 걸고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의 어느 한 패키지라도 건져야 하는 강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태리의 스남프로게티는 지난 11월 5일에 KOC의 가스가압장 160번 (BS-160) 프로젝트 입찰에서 6.5억 불의 최저가를 제출하였으며, 11월 8일에는 카타르에서 32억 불짜리의 초대형 비료공장 프로젝트를 현대건설과 제휴하여 수주에 성공하면서, 이제는 배가 불러 있다. 더욱이, 스남프로게티는 지난 1차 입찰에 불참하였음은 물론, 과거 KNPC의 다른 입찰에도 제대로 참여한 적이 없어 유독 KNPC에게는 약한 면모를 보여 주었다. 이번에 현대건설과 제휴하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미지수이나, 부정적인 견해가 압도적이다.
SK건설은 6.8억 불 규모의 No. 4 가스트레인 프로젝트를 코스트플러스 방식으로 수주하는데 성공하였으나, 수행 일정이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와 똑같이 겹치게 되면서 로드 분배에 혼선을 빚을 지도 모른다. 이태리 테크닙과 영국 포스터휠러의 컨소시엄과 한 조를 이루었으나, 3개사가 합치는 만큼 경쟁력을 만들어 내기 어려워 보인다.
GS건설은 지난 1차 입찰에서 패키지 1번에 대한 견적을 성실히 준비한 만큼, 일단은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서있다. GS건설은 1차 입찰이 취소되면서 수주전략에 차질을 빚어 금년도 실적이 저조한 상태에 있으나, 일본의 JGC와 연합하여 승리를 위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JGC도 22년 전에 10억 불 규모의 아흐마디 정유공장을 성공적으로 완공한 바 있어 쿠웨이트로의 재진입을 위한 칼을 갈고 있다.
3개 그룹 중에서 서방측 파트너인 테크닙/포스터휠러 컨소시엄과 스남프로게티는 패키지 2번에 참여할 기회가 있으나, JGC는 패키지 1번에만 주력할 수 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JGC와 GS건설 컨소시엄의 수주가 가장 유력하다.
2. 패키지 2번 (수소생산 프로세스
)
패키지 1번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수주 확률을 높이기 위하여 패키지 2번에서도 전력을 다하기 때문에 가장 치열한 접전지가 되었다. 1차 입찰에 참여한 바 있는 워싱턴과 페트로팩, 그리고 현대건설/대림산업 컨소시엄의 3개 팀 외에도 GS건설, SK건설, 스남프로게티, 테크닙/포스터휠러 등이 마지막까지 가세할 가능성이 높아 가장 많은 업체들이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전체 4개 패키지에 도전장을 던진 만큼, 어디에 집중해야 될지 고민할 것이며, 사우디에서 12억 불의 폴리올레핀 프로젝트를 최근에 수주한 대림산업의 보수적인 자세도 변수다. 1차 입찰에서 로이스트한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컨소시엄의 수주확률은 상대적으로 낮아졌으나, 그래도 강력한 우승후보다.
또한, 1차 입찰에서 삼성엔지니어링과 제휴하였던 워싱턴의 입지는 더욱 어려워져 불참마저 예상된다. 페트로팩은 정유공장 경험이 약한 것이 흠이며, 이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현대건설은 스남프로게티와, SK건설은 테크닙/포스터휠러 컨소시엄과 패키지 1번에서는 동맹이지만 패키지 2번에서 적으로 바뀐다. 그만큼 경쟁력을 갖추는 데 제약이 따른다. 말을 돌리면, 패키지 2번은 패키지 1번을 카드로 시용한 서방업체와 한국업체간의 고난도 게임이 될 수도 있다.
단독 입찰로 한층 자유로운 GS건설이 유리한 위치에 있으나, 패키지 1번과 2번을 동시에 수행하기는 어렵다. 테크닙과 포스터휠러 컨소시엄은 비록 1차 입찰에서 막판에 불참하였지만, 견적작업을 진행한 바 있기에 이번에는 끝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국업체의 독주를 방지하기 위하여 발주처로부터 블레싱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테크닙/포스터휠러 컨소시엄이 강하게 치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3. 패키지 3번 (간접 및 동력시설
)
패키지 3번은 1차 입찰이 취소되면서 PMC인 플루어가 쿠킹을 다 끝냈다는 소문이 돌자, 정보력이 있는 업체들은 아예 PQ도 내지 않았다. 소문대로 플로어는 간접 및 동력시설 (O&U)을 다른 패키지들과 같은 스케쥴 내에 완공시켜야 된다는 명분을 끌어 내면서 EPCM계약을 조기에 수의로 성사시켰다. 반대로 SK건설에게는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2건의 쿠웨이트 화재복구공사를 공동으로 수주하고 수행하면서 환상의 파트너로 알려졌던 플루어가 SK건설의 뒤통수를 치는 적으로 돌변하였다. 플루어는 FEED가 끝나는 즉시, 패키지 3번의 상세설계를 시작하기로 발주처와 약정을 맺으면서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다.
4. 패키지 4번 (탱크공사
)
1
년 전 동맹을 맺었던 사이펨과 현대건설, 페트로팩과 현대중공업은 이제 적군이 되어 다시 만났다. 미국의 CB&I는 1차 입찰에서 탱크 분야의 하청으로 프랑스의 사이펨에 가격을 제출한 바 있어 이번 기회에 원청 참여를 노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의 가격은 이미 페트로팩에게, CB&I의 가격은 사이펨에게 노출된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KOC의 원유수출설비 프로젝트에서 19기 원유저장 탱크를 건설 중이며, 마찬가지로 대우건설도 카타르의 라스라판 정유공장의 8기 저장탱크를 건설하고 있어, 리소스 이전을 위한 대체 프로젝트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태에 있다.
거기에 더하여, 지난 11월 16일에 실시된 현장 답사에 싱가포르의 로타리엔지니어링이 프로포잘 팀원 9명을 대거 참석시키면서 갑자기 무명에서 새로운 다크호스로 등장하였다. 로타리엔지니어링은 73기의 탱크로 이루어 진, 세계에서 가장 큰 터미널을 싱가포르에서 건설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쿠웨이트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새로운 공격자들이 출현하면서, 프로세스 패키지에 참여 중인 GS건설, SK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 페트로팩 등은 패키지 4번에 대한 전략을 급격히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패키지 4번에 경쟁력을 갖추고 공격적으로 입찰에 참여할 회사로는 1차 입찰에 참여한 바 있는 현대중공업과 CB&I 외에 대우건설과 로타리엔지니어링 등이 떠오르고 있다. 한치 앞을 모르는 격전지인 패키지 4번은 4개사로 구성된 선두대열이 일으키는 먼지로 가득 차있다.
5. 패키지 5번 (해상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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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입찰에 참여한 바 있는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및 사이펨이 다시 들어오며 2개의 신참이 가세하였다. 그러나, 결국 쿠웨이트 경험이 풍부한 현대건설과 현대중공업의 싸움판이 될 수 밖에 없다.
다른 중동국가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아키로돈과 레이톤은 아직 쿠웨이트에서는 이름조차 생소하다. 이번 기회에 진입을 노리고 있으나 역부족이 될 것이다. 아울러, 이태리가 아닌 프랑스의 사이펨은 1차 때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맺었기에 서로의 강약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 굳이 모험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KOC의 12.5억 불짜리 원유수출설비 프로젝트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어, 후속으로 안성맞춤이 된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쿠웨이트 항만 건설의 독보적인 존재로 자존심을 걸고 패키지 4번 보다는 5번에 주력할 것으로 보여 승리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주: 이번 입찰의 특이한 점은 럼섬으로 가격을 내는 것이 아니라, 코스트플러스 정산방식이기 때문에 한국업체가 전통적으로 갖고 있는 EPC의 강점이 제대로 발휘될 수 없다. 더 나아가 누군가 전략적으로, 혹은 리스크가 적다는 이유로, 무모하게 수주하기 위하여 본사관리비와 이익을 최소화하여 덤비면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변수는 항상 존재한다.)
(입력: 2007년 1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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