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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주르 정유공장 프로젝트: 지나간 이야기] 7. 새로운 전쟁 본문
쿠웨이트에서 발주되는 초대형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한 새로운 한 판 싸움이 다시 시작된다. 1차 입찰서의 발급에서부터 취소되기까지 1년 이상이 흐르면서 한국업체들은 희로애락을 겪었으며, 관련된 벤더나 협력업체들도 마찬가지 심정이었다. 그물에 들어온 고기는 달아났으며,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불러 일으켰다.
지난 2007년 5월 30일과 31일에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새로운 계약 방식에 대한 설명회에 22개 회사가 참여하였다. 물론, 전부가 다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업체는 눈치 작전으로, 또는 6개월 차이로 발주되는 80억 불 규모의 기존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에 관심을 갖고 참석하였다.
이제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는 120억 불의 예산이 확보된 가운데, 코스트플러스방식 입찰로 진행되며, 중앙입찰위원회 (CTC)가 아닌 쿠웨이트국영정유회사 (KNPC)에서 직접 주관한다. 재입찰 대열에 새로이 합류한 유럽, 미국 및 일본 업체들은 한국업체를 견제하기 위하여, 또한 반대로 한국 업체와 제휴하기 위하여 물 밑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금 세계의 모든 엔지니어링과 플랜트 건설업계는 쿠웨이트를 주시하고 있다.
1. 누가 참여하는가?
일산 615,000배럴, 마치 3개의 대형 라파이너리 (Refinery)를 하나로 합친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의 계약 패키지는 투자비를 낮추기 위하여 1차 입찰 때와는 달리 패키지 4번을 저장탱크와 해상공사로 나누면서 5개가 되었다.
1차 입찰 결과에 대해 극도로 실망한 KNPC는 서구업체들의 참여를 선호하게 되었으며 PMC의 지원사격 하에 막후 접촉을 벌였다. 더구나, 쿠웨이트가 아닌 미국에까지 날라가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손님을 더 끌어 모으기 위한 구애활동을 시도하였다. 그 결과, 롱리스트 (Long List) 에는 22개 업체가 올라가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현실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 항상 그래왔듯 실제 입찰에서는 많은 업체들이 자의 및 타의로 불참할 것이다. 누가 참여할 지 한번 살펴 보자.
미국 대표로 정유공장 건설업계의 대부라 할 수 있는 벡텔이 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미지수다. KBR과 쇼 스톤앤웹스터는 이미 불참을 표명하였으며, 일차 입찰에 참여한 바 있는 워싱턴 그룹과 CB&I만이 외롭게 입찰 대열에 남아 있으나, 의지가 약하다.
유럽에서는 테크닙과 포스터휠러가 다시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사이펨은 새로운 PQ에 따라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태리의 스남프로게티는 당초부터 정유공장 입찰에 관심이 없었으며, 상대적으로 승산이 높다고 판단되는 KOC발주의 BS-160 프로젝트 입찰에 주력하고 있다. 스페인의 테크니카스 리유니다스는 기존에 수행 중인 KOC 프로젝트에서 심하게 고전하고 있으며, 최근 오만에서 10억 불짜리 프로젝트를 수주함에 따라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업체끼리는 서로가 경쟁을 하지 않는 전통에 따라, 치요다와 도요엔지니어링은 빠지고 JGC가 대표 주자로 나선다.
1차 입찰에서 일제히 최저가를 제출한 바 있는 GS건설, 현대건설, 대림산업, SK건설, 현대중공업 외에도, 금호아시아나 그룹으로 편입된 대우건설이 새롭게 출사표를 던지면서, 6개 한국업체가 총출동한다.
2. 경쟁 구도는?
실제로 입찰에 참여할 업체로는 유럽에서는 이태리의 테크닙과 영국의 포스터휠러, 그리고 프랑스의 사이펨이, 미국에서는 워싱턴과 CB&I가, 일본에서는 JGC가, 다른 아시아권에서는 UAE의 페트로팩과 6개의 한국업체 등 총 13개사가 유력시 되며, 경쟁을 줄이고 리스크와 리소스를 나누기 위하여 상호간 컨소시엄을 이룰 것으로 보여진다.
패키지 1번은 40억 불 규모의 가장 큰 노른자위 프로세스로 1차 입찰에서 견적작업까지 하였던 테크닙/포스터휠러 컨소시엄이 등장하며, 이의 경쟁 상대로 JGC가 GS건설과 동맹을 맺으면서 양 그룹간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 20년 동안 쿠웨이트를 떠난 JGC는 한국의 GS건설과 컨소시엄을 만들어 재진입에 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5개 패키지 중 두 번째로 큰 30억 불 규모의 패키지 3번은 KNPC에서 PMC의 지원 하에 구매와 시공 부분을 직접 발주할 계획을 갖고 있다. 플로어 네덜란드에서 이미 엔지니어링, 구매지원 및 건설감리에 대한 가격을 별도로 제출하였으며 KNPC와 최종 네고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번에도 가장 치열한 격돌이 벌어질 곳은 25억 불 규모의 패키지 2번이다. 1차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컨소시엄, 그리고 워싱턴과 페트로팩 외에도 패키지 1번에 속한 업체들이 수주 확률을 높이기 위하여 참여할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패키지 3번이 PMC로 넘어 가면서 SK건설도 이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저장탱크시설을 건설하는 10억 불 규모의 패키지 4번에는 컨소시엄 참여를 불허함에 따라, 1차 입찰에 참여하였던 현대중공업은 페트로팩과의 컨소시엄 대신에 단독으로 참여할 수 밖에 없다. 아울러, 사이펨의 하청으로 견적서를 제출한 바 있는 탱크 계의 강자 CB&I가 원청 참여를 노리게 되었으며, 여기에 대우건설이 가세하면서 3시간 경쟁이 벌어질 태세다.
패키지 5번도 경쟁이 치열해 보인다. 15억 불 규모로 예상되는 해상공사에는 1차 입찰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하였던 사이펨, 현대건설, 현대중공업이 각각 제 갈 길을 갈 수 밖에 없으며, 대우건설도 도전장을 던졌다. 페트로팩은 컨소시엄 구도가 깨지면서 어느 패키지에도 끼기 어려운 입장에 처해졌다.
3. 누가 유리한가?
과거 1차 입찰에서 테크닙과 포스터휠러 컨소시엄이 불참한 가장 큰 이유는EPC 럼섬 (Lump Sum) 리스크 때문이었으나, 재입찰이 코스트플러스 방식으로 바뀌면서 강점을 살리게 되었다.
아울러, 재입찰을 실시하는 기관이 중앙입찰위원회 (CTC)가 아닌 KNPC로 바뀐 것은 오랫동안 유럽 및 일본 업체가 로비를 벌인 결과물이며, 상대적으로 한국업체에게는 불리하게 작용된다. CTC에서 입찰을 관장할 경우, 가격이 싼 업체가 무조건 수주할 수 있었다
또한, KNPC는 업체들이 제출한 프로포잘을 기술과 상업측면 두 가지로 나누어 각각의 배점으로 평가할 계획이기에 무조건 가격이 싸다고 수주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입찰자들에게 가격을 낮추기 위하여 특별히 도입된 법인세 면제조항은 이번 재입찰에서 삭제됨에 따라, 이중과세 방지협약을 이미 체결한 유럽업체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해졌다. 한국과 쿠웨이트간 이중과세 방지협약 의정서가 지난 5월에 가서명 되었지만, 금년 중에 국회비준이 나야 2008년 1월1일부터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금년 내 국회비준은 어려워 보이며, 만약에 내년으로 넘어 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코스트플러스 입찰에서 법인세 때문에 가격경쟁에서 질 수 있기 때문이다.
CTC를 통한 과거의 EPC 럼섬 입찰에서는 한국업체가 상대적으로 강하였으나, 이번 KNPC주도의 코스트플러스 재입찰에서는 유럽업체가 유리하다는 것이 팩트 (Fact)다.
4. 어떻게 할 것인가?
재입찰을 위한 새로운 PQ가 지난 6월 17일에 CTC가 아닌 KNPC에서 공고되었으며, 7월 3일이 제출 마감일이다. 이번 PQ는 하나의 요식행위로 보이며, 경쟁 구도는 크게 바뀌지 않는다.
PQ검토 기간과 쿠웨이트의 게으름을 반영하면, 입찰서 발급은 빨라야 2007년 8월이다. 입찰자들에게 10주의 견적기간이 주어지지만, 여름 휴가가 끼어 있어 1-2개월 정도 더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입찰은 한국업체에 대한 선호도가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그래도, 한국업체가 수주에 성공할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어떻게?
1)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는 하나가 아니라 5개의 계약 패키지로 나누어 발주되며, 어느 업체든 하나만 가져간다. 가능한 한 2개 패키지에 참여하여 열심히 준비한다면 수주 확률을 높일 수 있다.
2) 한 업체가 여러 개 패키지에 참여하므로 적의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여야, 전술을 잘 짤 수 있다. 가격 경쟁력이 항상 우선이나, 중요한 건 상대방 가격보다 싸야 한다.
3) 가격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포로포잘 서류의 질과 수준이다. 발주처의 마음에 들도록 섹시하며 고급스럽게 작성되어야 한다. 서류 하나 하나에 대해 점수가 매겨진다.
4) 발주처와의 관계를 무조건 돈독히 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이 평가 (Evaluation)를 한다.
그래서, 기념비가 될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의 재입찰 전쟁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주한 업체만이 자동적으로 80억 불 규모의 기존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으로 영토를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입력: 2007년 6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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