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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트건설 이야기

이란 정유공장 현대화사업, 글로벌 경쟁 치열

조성환 2016. 4. 26. 15:58



이란 정유공장 현대화사업, 글로벌 경쟁 치열

  

 

초기 기회를 잡기 위한 경쟁

 

이란은 원유 매장량세계 4, 가스는 세계 2위의 자원 대국이다. 이런 이란이 경제 제재가 해제된 후 기회의 땅으로 변하였다. 그리고 이 기회를 쟁탈하려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이 시작되었다.

 

우선적으로 이란에 가장 많이 널려있는 프로젝트는 기존 시설에 대한 현대화사업이다. 그 규모는 8천억 달러에 이르며 이중 35백억 달러는 해외 투자로 메꿔야 한다.

 

그리고 현대화사업 중,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 정유공장이다. 정유공장은 가스플랜트와 석유화학공장과는 다르게 한국업체도 경쟁 대열에 낄 수 있는 조건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이란에는 도합 일산 180만 배럴에 달하는 총9개의 정유공장이 돌아가고 있으며 이중 8개는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특히 정유공장에서 휘발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못미쳐 오히려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이란은 외국의 첨단기술과 프로젝트관리 기법, 그리고 파이낸싱 능력을 도입하여 정유공장 현대화 프로젝트를 완료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렇게 이란에 진출할 수 있는 초기 기회가 EPC업체 앞에 놓이게 되었다. 그리하여 유럽과 아시아의 투자자들과 EPC업체들은 제재가 풀리지마자 이란으로 몰려가 적합한 프로젝트를 찾으려고 혈안이 되었다.

 

EPCF 방식의 비즈니스

 

이란에서 정유공장 현대화사업이 타당성을 가지려면 생산 규모는 최소한 일산 150,000배럴 이상이 되어야 하며, 정유 제품의 질은 유럽 배출가스 환경기준인 유로-4이상, 그리고 마주트(Mazut)라는 이름의 중유가 전체 생산량의 10%이하로 적게 나와야 한다. 아울러 프로젝트가 실제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EPC업체들은 당연히 파이낸싱을 갖고 가야한다. 이렇게 이란에서는 EPCF(EPC+Financing)란 용어를 유행시켰다.

 

이란은 제재이후 곧 바로 정유공장 현대화사업에 적극적인 일본, 중국, 한국, 유럽 업체들과 협상을 벌였으며, 제재 이전 시장에 진출했던 업체들이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되었다. 이들은 현지 조사를 통해 사업화하기에적합한 정유공장을 찾아내고, 자체 비용으로 타당성 조사와 기본설계를 거친 다음, EPCF 프로포잘 제출, 그리고 협상을 거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순서로 나가고 있다. 이것이 지금의 정형화된 이란 비즈니스 방식이다.

 

구체화되어가는 정유공장 현대화사업

 

제재 이후 서방업체로는가장 먼저 이탈리아의 사이펨이50억 달러에 달하는 쉬라즈(Shiraz)와 타브리즈(Tabiriz)2개 정유공장 현대화사업에 대한 양해각서(MOU)지난 20161월에 맺었다. 중국의 시노펙이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아바단(Abadan) 정유공장 확장 프로젝트는 유로 5 기준에 맞는 정유제품을 생산하는 30억 달러 규모의 사업으로 이미 오래 전에 중국측이 EPC와 파이낸싱 을 제공하기로 합의되었으며 조만간 정식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한국의 대림산업은 28억 달러 규모의 이스파한(Isfahan) 정유공장 현대화사업을 위해 이란측과 지난 3월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 일본의 치요다도30억 달러가 소요될 일산 32만 배럴의 반다르아바스(Bandar Abbas)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조만간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정유공장 현대화사업에 대한 파이낸싱의 경우, 전체 투자비의 50%를 공사 기간 내에 받고, 나머지는 완공 후 제품 판매로 얻은 이익금에서 나누어 받는 조건으로 합의하였다.

 

파이낸싱 능력이 관건

 

한국이 중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의 기업들에 비해 자금조달 능력이 약한 것은 익히 모두가 알고 있다.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면 별도의 경쟁없이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는 이득이 있다. 당연히 이 능력이 없다면 초기 진출 기회는 사라진다. 따라서 파이낸싱에 대한 특별한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 정부의 파이낸싱 규모는 한정되어 있기에 초기에 나오는 정유공장 현대화사업이 EPC업체에게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다.

 

더 나아가, 한국의 EPC업체들은 한국과 일본의 종합상사, 또는 일본, 중국, 유럽의EPC업체들, 또는 중동의 금융기관과 대형 건설사들과 제휴하여 자금조달 능력을 넓히고 동시에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저금리로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금융권도 수익률이 높은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얻도록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란은 가능성의 땅

 

이란은 천연자원 뿐만아니라 고급 인력 자원도 풍부한 나라다. 이들은 9년 동안의 경제 제재에도 살아 남았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악조건하에서 생존하거나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을 터득했다. 한마디로 이란의 잠재력은 엄청나다.

 

이란은 파이낸싱을 필요로 하는 EPC업체와는 다르게, 제조업체들에게 기회의 문이 활짝 열린 시장이다. 초기에 나올 정유공장 현대화사업에만 320억 달러에 달하는 등, 프로젝트 발주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조업체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거대 시장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팔기만 하던 과거의 전략을 바꿔야 한다.

 

이제 이란은 외국제품을 수입하는 시장이 아니다. 이것은 또 다른 말로, 앞으로 제조업체들은 이란에 팔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란 정부는 제조업체들이 이란에 투자하고, 기술을 이전하여, 이란측과 파트너관계로 협력하기를 원하고 있다. 생존을 넘어 번영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다. 미국이 기회의 땅이라면, 이란은 가능성의 땅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성환/중동건설 컨설턴트

 

(상기는 2016 4 19 월요신문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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