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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주르 정유공장 프로젝트, 지나간 이야기] 1. 수주전쟁, 그 태풍전야 본문
세계에서 단일 규모로는 가장 큰 일산 615,000 배럴의 쿠웨이트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 (NRP)가 2006년 12월에 공사를 시작한다. 이를 위하여 2005년 말에는 입찰에 참여할 EPC업체 리스트가 발표되면서 외국업체간 치열한 수주전쟁이 시작되어, 2006년의 쿠웨이트를 더욱 뜨겁게 달굴 것이다.
총 투자비 64억 불 이상의 천문학적 자금이 소요될 신규 정유공장은 쿠웨이트 국영정유회사 (KNPC)가 최대한의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는 가장 의욕적인 사업으로 쿠웨이트시내에서 남쪽으로 약 70 킬로미터 떨어진 알주르 지역 7백만 평방미터의 땅 위에 들어선다. 하루에 225,000배럴을 생산하는 저유황 경유는 정유공장 바로 옆에 건설될 2,500 메가와트의 초대형 발전소로 보내진다.
바닷가에 위치한 조용한 땅 알주르는 이제 세계 최대규모의 정유공장과 더불어 20억 불이 투자되는 발전소 건설로 인하여 수많은 사람과 장비가 붐비고, 각종 자재가 산처럼 쌓이는 노다지 공사현장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세계 최대의 정유공장 안에 들어갈 시설은 엔지니어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거대하다. 주요 공정설비로는 일산 205,000 배럴짜리 상압증류시설과 115,000 배럴의 상압잔사유탈황시설, 그리고 62,000 배럴의 경유수첨처리시설이 각각 3개, 일산 18,200 배럴의 납사수첨처리시설과 53,000 배럴의 등유수첨처리시설이 각각 2개, 일산 1,000톤의 유황회수시설)과 1억5천5백만 입방피트의 수소제조시설이 각각 4개 등 다 합치면 총 23개나 된다. 마치 3개의 대형 정유공장을 하나로 합친 거대한 철 구조물이 피라미드처럼 솟아 오른다.
기본설계를 위한 주요 공정의 라이선스는 이미 확정되었다. 미국 쉐브론이 독보적으로 개발한 상압잔사유탈황시설 기술과 더불어 네덜란드의 쉘은 경유수첨처리시설과 유황처리시설, 덴마크의 할도 톱소 (Haldor Topsoe)는 등유 및 납사수첨처리시설과 수소제조시설의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신규 정유공장은 친환경적이며 최첨단으로 설계된다.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수행을 위하여 미국 제1의 엔지니어링업체인 플루어가 2004년 11월에 PMC로 선정되었으며, 2006년 2월까지 미션을 완료하기 위하여 FEED업무와 입찰서 준비를 바쁘게 진행하고 있다.
한편, 중동에서의 일감이 너무 많아 쿠웨이트에 관심을 둘 수 없는 EPC업체들의 입찰참여를 독려하기 위하여, 지난 2005년 9월 KNPC회장을 포함한 사절단이 아시아와 유럽을 순방하면서 한국의 SK건설과 GS건설 그리고 현대건설, 일본의 JGC와 치요다, 프랑스의 테크닙, 이태리의 스남프로게티, 미국의 벡텔 그리고 쇼우와 미팅하였다.
이에 따라, 2005년 10월 13일에 마감한 PQ에서는 총 25개사가 참여하였으며, KNPC는 이들 모두에게 입찰참여 기회를 주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12월말이 되어야 입찰참여업체 리스트가 공식 공개된다.
EPC업체들의 가장 큰 관심 사항은 입찰 패키지가 몇 개로 나누어지느냐 이다. KNPC에 의하면, 적게는 3개 많게는 6개로 나눌 예정이나, 이 또한 입찰참여업체 숫자와 연계되어 있어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6개 패키지는 (1) 상압증류 및 잔사유탈황시설, (2) 수첨처리시설, (3) 유황회수시설 (4) 해상수출시설, (5) 저장시설, (6) 동력지원 및 간접시설로 나누어져 있으나, 종국적으로는 4개 패키지 정도가 가장 합리적인 것으로 전망된다.
2006년 2월에 플루어에 의해서 FEED작업이 완료되면, KNPC는 중앙입찰심사위원회 (CTC)를 통하여 경쟁입찰을 실시한다. CTC 입찰 규정 상, 가장 낮은 가격을 제출한 업체만이 승리의 미소를 지을 수 있다. 입찰서에 대한 기술검토가 완료되는 2006년 11월경에야 EPC업체가 결정되며, 그 해 12월에 정식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계약기간은 3년으로 2009년 12월에 공사를 완료하여야 한다. 매우 짧은 공사 일정이다. 그래야, 2010년 4월에는 시운전이 완료되어 정유제품의 수출은 물론, 발전소에 연료를 공급할 수 있다.
신규 정유공장에 들어가는 기기는 금액으로 30억 불 이상이 될 정도로 그 물량은 굉장하다. PMC인 플루어가 계산한 자료에 따르면, 반응기가 75개, 타워가 78개, 압력용기가 414개, 저장 탱크가 109개, 열교환기가 662개, 에어쿨러가 93개, 대형 냉각탑이 하나, 플레어 시스템도 하나, 가열로가 29개, 보일러가 6개, 펌프는 797개, 컴프레서가 60개, 기타기기가 223개, 패키지 아이템이 79개 등 총 2,628개의 기기가 소요된다. 피 냄새를 맡은 상어처럼 전세계 기계제작업체들의 눈은 쿠웨이트를 향하고 있다.
금액으로는 약 20억 불에 달하는 건설공사 역시, 초대형 물량이며 마치 하나의 거대한 우주도시를 건설하는 것과 같다. 토공사 물량은 1천6백4십만 입방미터나 되며, 20개 동의 건물 면적은 29,000 평방미터이다. 콘크리트 50만 입방미터를 쏟아 부어야 되며, 철골은 5만톤, 배관은 길이로 1,350 킬로미터, 전기 케이블도 길이로 6,000 킬로미터, 계기는 29,000개가 들어간다. 때문에 현지 시공업체들을 총동원하여도 모자라는 상황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동원되는 공사인력은 피크 시에 29,000명에 육박하여 EPC업체들은 향후의 인력부재 현상에 대해 고민하여야 한다. 직종별로 보면, 목수가 3,400명, 콘크리트공이 1,200명, 철근공이 2,200명, 중장비운전수가 1,100명, 보일러공이 2,800명, 배관공이 6,100명, 선반공이 1,200명, 용접사가 1,700명, 전기기능공이 2,200명, 계장공이 1,200명, 보온공이 1,500명, 페인트공이 2,900명, 비숙련공이 4,300명으로 이제는 인도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인력을 공급받아야 될 지경이다.
과거와는 달리 상기 프로젝트에서는 현지 제작 및 시공업체의 최대한 활용이 필수조건으로 적용된다. 따라서, EPC업체들은 입찰서에 이를 분명히 언급하여야 되며, 반드시 지켜야 한다. 발주처에서 고려하고 있는 현지화율은 전체 계약금액의 15-20%선이다. 즉, 12억 불에 달하는 현지 제작자재 공급과 건설공사를 쿠웨이트업체가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EPC업체들은 현지에서 제작되는 자재인 압력용기, 열교환기, 배관, 케이블, 전기 판넬 및 스위치기어, 시멘트, 건축자재, 페인트, 보온자재 및 산업용 가스 등을 의무적으로 사용하여야 한다. 현지시공업체들도 자기들이 참여가 가능 한 토목, 건축, 전기, 기계설치, 계장, 측량, 보온 및 도장, 물류지원 등을 수주하기 위하여 맹렬히 진군할 것이다.
이제, 전세계의 대표적인 EPC업체, 설계업체, 기계제작업체, 자재납품업체, 은행, 보험사 그리고 현지의 제작업체와 시공업체들, 심지어 수많은 3국 인력들이 오일머니를 노리고 숨을 죽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태풍전야다.
과거 쿠웨이트를 떠났던 미국과 일본업체들도 이번 정유공장 프로젝트에는 희망과 자존심을 걸고 적극 공략할 태세다. 특히, 미국의 벡텔과 셔우, 일본의 JGC와 치요다가 어떤 전략으로 누구와 동맹을 맺으면서 입찰에 참여할 지가 주목된다. 적군을 깨기 위한 스파이의 활동과 더불어 각종 로비가 음지에서 진행될 것이다.
그 동안 한국업체들이 주도하던 쿠웨이트는 이제 세계적인 프로들과 한판 승부를 겨루는 치열한 전쟁터로 변하고 있다. 2006년 새해부터는 드디어 오일머니를 노리는 싸움이 시작된다.
(입력: 2005년 1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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