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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업체가 석권하고 있는 쿠웨이트의 플랜트 시장 본문

플랜트건설 이야기

한국업체가 석권하고 있는 쿠웨이트의 플랜트 시장

조성환 2011. 3. 6. 01:48

 

 

1.  서두

우리나라 경상북도만한 크기이며 인구 300만의 조그만 나라이지만, 전 국토가 마치 석유 위에 떠있어 부자가 되어 버린 쿠웨이트에서는 지금 한국업체들이 플랜트 건설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2005
년도의 쿠웨이트는 한국건설업체가 해외에서 수주한 국가들 중 금액대비로 제 1위의 국가이다. 더구나, 2006 12월에는 5개의 한국업체들이 세계 최대의 신규정유공장 프로젝트 입찰에 일제히 최저가를 제출하면서 싹쓸이 수주를 예상하게 한다. 우리나라가 한해 동안 수주한 총 금액에 버금가는 130억 불을 쿠웨이트라는 한 나라에서 계약하게 됨으로써, 쿠웨이트는 효자 중의 효자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오늘날의 쿠웨이트는 고유가로 인한 막대한 재정흑자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천문학적인 액수의 대형 공사를 쏟아내 우리 건설업체들에게는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한국의 엔지니어와 건설역군들이 만들어내는 놀라운 역사가 쿠웨이트에서 쓰여지고 있는 것이다
.

2.
그 역사의 시작


1938
, 한국은 일제강점 하에서 나라 없는 설움과 가난에 신음하고 있었지만, 쿠웨이트는 최초로 다량의 원유를 발견하면서 진주채취로 연명하던 가난에서 벗어나, 부자 석유나라로 발 돋음 하였다.

당시 쿠웨이트석유회사의 운영권자인 미국의 걸프오일이 1964년 대한석유공사의 대주주로 한국최초의 정유공장을 완공하면서 쿠웨이트산 원유를 공급하기 시작하였다. 이리하여 한국 최초의 울산정유공장이 쿠웨이트산 원유로 설계되면서 쿠웨이트와 한국의 운명적인 만남은 시작되었다
.

훗날 이 울산정유공장의 지속적인 확장사업에 참여하여 설계와 시공기술을 연마한 대부분의 한국엔지니어링과 건설업체는 그 빛을 쿠웨이트 정유공장 프로젝트에서 발하게 된다
.

1962
년에 독립한 쿠웨이트는 1979년이 되어서야 영국과 미국의 석유회사로부터도 독립하여 석유산업 일체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쿠웨이트의 유전개발 및 정유시설은 일본 엔지니어링 업체에 의해 대거 확장되었으나, 1990 8월 이라크의 침공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

1992
년 미국에 의해 해방된 쿠웨이트는 수백억 불에 달하는 전후 복구산업의 대부분을 미국에 하사하였다. 미국업체들은 수십억 불의 이익을 챙겼으나, 우리는 복구사업에 거의 참여하지 못하였다
.

한국업체들의 본격적인 쿠웨이트 플랜트 시장 진출은 1996년부터였으나, 치열한 경쟁으로 저가입찰이 대부분이었다. 우리에게 기회는 9/11 사태로 인하여 가까이 다가왔다. 2003 3월 미국에 의한 이라크의 함락과 고유가 태풍 속에 쿠웨이트는 최대 수혜자가 되어 이라크로부터 잠재위협이 제거됨은 물론, 돈 방석에 올라 앉았다. 뜻밖에도 쿠웨이트에 남아 있는 한국업체에게 절호의 찬스가 온 것이다
.

반면에, 한번 쿠웨이트를 떠난 외국업체가 다시 돌아오기에는 한국업체의 위상이 너무 높아져 있었다. 그 옛날 쿠웨이트에서 군림하던 미국과 일본 업체들은 한국업체에 대한 가격경쟁력 약화로 다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또한, 고유가 행진으로 인하여 타 중동국가에서도 발주물량이 많아지면서 그들의 관심은 쿠웨이트에서 점점 멀어져 있었다
.

비어버린 자리를 한국의 현대건설, 대림산업, SK건설, GS건설, 현대중공업 및 두산중공업이 맡으면서 바야흐로 쿠웨이트의 플랜트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하였다
.

3.
과거 쿠웨이트는 한국건설업체에게는 무덤이었다
.

그러나, 10-20년 전의 쿠웨이트는 한국건설업체에게는 무덤이라고 불리는 악명 높은 현장이었다. 당시의 쿠웨이트는 지금과는 전혀 다르게 저유가와 정부예산 긴축에 따른 경제침체로 가난한 살림을 하고 있었으며, 발주되는 프로젝트도 많지 않아 매 입찰 때마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특히, 한국업체간 치열한 경쟁 때문에 무모한 저가입찰과 제살 깎아먹기가 일반화되었으며, 큰 손해를 봐 회사가 위태로운 지경까지 가기도 하였다. 외국업체들은 견디다 못해 스스로 짐을 싸서 떠났다. 아국업체간 전쟁으로 적군을 떠나게 한 것이다.

대림산업은 1984년도에 쿠웨이트 도하 서부 발전소의 토목공사를 수행하면서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 현대건설이 1994년에 시작한 사비아 발전소 프로젝트 역시 손해를 보았다. SK건설이 1996년에 수주한 쿠웨이트 정유공장의 산성가스제거시설 프로젝트도 손실이 컸다
.

대우건설은 쿠웨이트에서 한 건의 수주도 못함에 따라, 지사를 카타르로 옮겼다. 신화건설은 1998년 쿠웨이트에 첫 진출하여 쿠웨이트석유회사 발주의 2개 프로젝트를 2억 불에 수주하였으나, 회사의 부도로 공사는 중단된 채 어느 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

1999
IMF위기로 한국업체들은 재무상태의 불안정으로 쿠웨이트를 떠나야 될 운명에 처해지기도 하였다. 특히, 2001년 현대건설의 재무 유동성 불안정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오랫동안 모든 정부입찰에 초청 받지 못하는 사태도 발생하였다. 2002년 말에 1차 입찰이 실시된 원유수출기지 프로젝트는 한국업체만을 제외시킨 채 진행되기도 하였다
.

그래도 한국업체들은 무덤과 같은 쿠웨이트를 떠나지 않고 있었다. 이 쓰라린 경험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음을 믿었을까? 실제로 미국과 이라크와의 전쟁 중에도 꿋꿋이 남아있던 한국업체를 쿠웨이트는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었는지 모른다
.

4.
무덤에서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2001
9/11 사태에 이어, 2003년 미국과 영국의 연합군이 이라크를 공격하면서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쿠웨이트를 떠났다. 그러나, 역으로 이라크의 미사일 위협 속에도 쿠웨이트에 남아 현장을 지킨 한국업체에게는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되었다
.

2000
4, GS건설은 이미 진출한 현대건설과 SK건설로부터의 치열한 견제를 물리치고 가스오일 탈황설비 (GOD) 프로젝트를 94백만 불에 계약하면서, 어려운 쿠웨이트로의 처녀진출에 성공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2001년에 끝났지만, 곧 바로 2002 11월 상압잔사유탈황설비 (OCR) 프로젝트를 1.4억 불의 양호한 가격으로 수주하여 이익을 냄은 물론 공기단축을 통하여 발주처로부터 보너스를 받았다
.

현대건설은 2000 9월에 중동에서 가장 큰 아흐마디 정유공장 석유부두시설공사를 3.3억 불에 계약하였으며, 2005 2월 수상이 직접 참여한 가운데 성대한 준공식을 거행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UAE의 주간건설 (Construction Week) 에서 선정한 "2005년 중동의 대표적 프로젝트"라는 상을 받기도 하였다
.

SK
건설은 산성가스제거시설 (AGRP) 프로젝트의 완공을 며칠 앞두고 시운전을 준비하던 중, 같은 장소인 알아흐마디 정유공장에서 2000 6월 대규모 화재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그 다음해 2월에 미국의 플로어와 공동으로 화재복구사업 (RPMAA) 3.4억 불에 수의로 계약하면서 기사회생의 틀을 마련하였다. 연이어, SK건설은 2002 12월에 원유집하장 15번과 가압장 130번의 화재복구공사 (KOCRP) 2.4억 불에 또 다시 수의 계약하는 개가를 올렸다
.

미국의 승리가 확인되어 쿠웨이트의 주식시장을 장미 빛 희망으로 물들인 2003 4, 2차 걸프전 이후 최초로 대림산업은 쿠웨이트석유회사 발주의 폐수처리시설 (EWDP) 프로젝트를 2억 불에 계약하면서 엘도라로도 가는 문을 열었다
.

5.
새로운 엘도라도로 부각


쿠웨이트의 2004년은 새로운 장을 여는 희망의 해였다. 특히, 2003 12월에 사담후세인이 체포되면서 쿠웨이트는 잠재적인 이라크의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났으며, 옛날의 영화를 되찾기 위하여 그 동안 연기되거나 중단 되었던 대규모 사업들을 동시에 발주하기 시작하였다
.

아울러, 이라크 전쟁 중에도 쿠웨이트에 남아 있던 한국업체들에게 2004년은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부각하는 해이기도 하였다. 수많은 프로젝트가 2004년에 입찰이 실시되면서, 그 결실은 2005년에 이루어 졌다
.

2005
년에 국제경쟁 입찰을 통하여 계약된 원유, 정유, 석유화학 및 담수/발전 플랜트 14개 중 6개를 한국업체가 수주하였다. 놀라운 것은 전체 계약금액 60억 불 중 57% 34억 불을 한국업체가 가져간 것이다
.

SK
건설은 2004년 말과 2005년 초에 실시된 3개의 원유증산 프로젝트 입찰에서 거듭 실패하였으나, 드디어, 2005 5월에 10개의 원유집하시설과 가압장이 포함된 대규모 개선사업을 12.1억 불의 수주에 성공하면서, 쿠웨이트 사상 단일 프로젝트로는 가장 큰 계약금액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

그러나, 이 기록은 5개월 만에 현대중공업에 의해 깨졌다. 1차 입찰에서 한국업체가 배제된 원유수출기지공사를 현대중공업이 새롭게 참여하면서 강력한 유럽 컨소시엄의 경쟁을 물리치고 2005 10 12.4억 불에 수주하는 쾌거를 올렸다
.

현대건설은 건설 명가답게 2005 5월에 에탄회수처리시설 공사를 GS건설과의 접전 끝에 4억 불에 수주하면서 연속 수주행진을 달렸다. 현대건설은 아흐마디 정유공장 석유부두시설 공사를 성공적으로 완공하면서 그 기술력과 경험을 인정받아, 2005 7월에 추가부두시설 5번과 6번을 수의로 상담하여 1.4억 불에 수주하였다. 이어서 2005 11월에 현대건설은 포스터휠러와의 컨소시엄으로 에틸렌글리콜 프로젝트를 4억 불에 수주하면서 에틸렌 계열 클럽멤버에 합류하였다
.

담수 및 발전 분야에서는 두산중공업의 활약이 돋보였다. 두산중공업은2004 5월에 수전력청 발주의 사비야 담수공장 2단계 프로젝트를 3.7억 불에 계약하였으며, 이어서 2005 3월에 사비야 담수공장 3단계 프로젝트를 2.6억 불에 계약하였다
.

한국업체들은 쿠웨이트의 플랜트 시장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음은 물론, 저가입찰을 일삼던 과거와는 달리 높은 이익을 내면서 쿠웨이트를 엘도라도로 부각시키고 있다
.

특히, SK건설이 수주한 원유집하시설 및 가압장 개선사업은 당초 쿠웨이트 정부가 잡은 예산이 6억 불이었으나 실제 수주금액이 12.1억 불이었음을 감안하면 고수익을 낼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업체는 이제 저가 프로젝트는 아예 수주하지 않는 수익성 경영을 펼치고 있다. 대부분의 프로젝트도 단지 2-3개사만의 양호한 경쟁에서 따내고 있으며, 계약금액도 발주처 예산을 훨씬 뛰어 넘는 것들이어서 높은 이익률을 올리고 있다
.

6. 2006
년도의 쿠웨이트 플랜트 시장


한마디로 2006년은 기고만장하던 쿠웨이트 발주처가 플랜트 건설시장을 소위공급자 마켓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한 해이다.

원유, 정유 및 석유화학분야에서 200억 불, 담수 및 발전분야에서 50억 불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들이 잇달아 발주됨에 따라, 업체들은 선별 수주에 들어갔다
.

2006
년도 한국업체들의 수주현황을 살펴보면, 1월에 이태리의 테크니몽과 SK건설 컨소시엄이 12.3억 불 규모의 아로마틱스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였으며, 정식 계약은 7월에 이루어졌다. 4월에는 해외플랜트 시장에 이름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휴먼텍코리아가 코크 칼시내이션 플랜트 건설공사를 6 5백만 불에 수주하여 쿠웨이트 처녀진출에 성공하였다. 이이서 5월에 현대건설이 슈아이바 항만공사를 45백만 불에 수주하였다
.

이밖에 2006 9월에 마감한 신규 집유장 24번 프로젝트와 12월초에 마감한 9개 파이프라인 교체 프로젝트를 SK건설과 대림산업이 각각 6.2억 불, 2.5억 불의 최저가로 입찰하면서 2007년 초 계약을 눈 앞에 두고 있다
.

그러나, 모두의 눈은 150억 불이 넘어가는 신규정유공장 프로젝트로 향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야말로 쿠웨이트의 석유산업역사상 가장 의욕적으로 실시하는 기념비적인 프로젝트이며, 쿠웨이트 플랜트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한국업체에게는 놓칠래야 놓칠 수 없는 한판 싸움이기 때문이다


7.
신규정유공장 입찰, 한국이 싹쓸이 한다

하루 615,000 배럴의 생산규모, 그리고 4개 패키지로 나누어 발주되는 쿠웨이트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는 단일 정유공장으로는 그 투자비와 생산량이 세계 최대 규모로, 한국을 대표하는 5개의 엔지니어링/건설업체가 모두 최저가로 입찰하면서 그 저력을 다시 한번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다
.

지난 2006 12 17 마감한 입찰결과에 따르면, 가장 규모가 큰 패키지 1 (증류 및 탈황시설)에서는 GS건설이 45억 불의 최저가를 제출하였으며, 패키지2 (수소생산시설)에서는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컨소시엄이 페트로팩과 워싱턴 그룹을 제치고 29억 불의 최저가로 입찰하였다. 패키지 3 (간접 및 동력시설) SK건설이 40억 불의 가격으로 최저가업체로 등재되었으며, 패키지 4 (해상 및 저장시설)은 페트로팩과 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이 37억 불을 제출하면서, 사이펨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경쟁을 물리쳤다
.

그러나, 한국업체들이 제출한 금액은 발주처의 예산보다 약 66%나 높음으로써, 수주로 가는 길목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높은 가격에 대한 정당성과 타당한 이유를 합리적으로 제시하지 못하면 입찰은 취소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세계의 엔지니어링 업계와 모든 쿠웨이트인들은 이 프로젝트의 행방을 특별히 주시하고 있다. 그들은 총 150억 불 규모의 프로젝트를 한국의 5개 업체가 사이 좋게 수주하는 기적적인 일을 시기하고 있을 지 모른다
.

쿠웨이트의 남쪽 알주르에 건설될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는 4개의 계약 패키지로 나누어져 있으나, 실제로는 하나의 프로젝트로 각 패키지가 유기적이며 긴밀한 코디네이션 하에 설계, 구매 및 시공이 진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한국업체들이 전부 수주하여 수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또한 공기는 매우 짧은 38개월로, 투지로 가득 차 일밖에 모르는 한국업체들만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쿠웨이트에서 한국업체의 전성시대가 다가 오고 있다
.

8.
새로운 침입자들


이제 쿠웨이트도 시장논리에 따라 변하고 있다. 7-80년대를 주름잡던 미국과 일본의 노병들은 사라졌지만, 쿠웨이트의 무덤에서 살아남아 터줏대감으로 변한 한국업체들도 새로운 침입자들에게 도전 받고 있다.

캐나다의 SNC라발린은 2004 11월에, 스페인의 테크니카스 리유니다스는 2005 1월에, 터키의 테크펜은 2005 6월에, 현대중공업 플랜트본부는 2005 10월에, 미국의 스톤엔웹스터는 2006 1월에, 한국의 휴먼텍코리아는 2006 4월에 각각 쿠웨이트에서의 첫 번째 프로젝트 수주를 성공시켰다. 무려 2년 사이에 6개 업체가 쿠웨이트에 처녀 진출한 것이다
.

사우디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은 워싱턴 그룹과 제휴, 이번 신규 정유공장 입찰에 참여함으로써 진입을 노렸으나, 아쉽게도 실패하였다
.

그러나 이들 침입자들 중 일부는 신입생으로서의 톡톡히 비싼 수업료를 내고 있다. 쿠웨이트석유회사 발주의 집유장 27번 프로젝트를 SK건설과의 결전 끝에 8 2백만 불의 저가로 수주한 캐나다의 SNC 라발린은 약 천만 불의 손해를 감수하며 고전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집유장 28번과 텔리미트리의 2개 프로젝트를 1.5억 불에 수주한 스페인의 테크니카스 리유니다스 역시 3천만 불 상당의 큰 손실을 예측하고 있으며, 현지 파트너와의 마찰로 법정분쟁까지 간 상태다
.

한국업체와 주로 경쟁하던 외국 EPC업체로는 프랑스의 테크닙, UAE의 페트로팩, 이태리의 스남프로게티와 테크니몽 등이 있으나, 최근 PMC에 전념하던 미국의 플로어와 호주의 월리파슨스도 EPC분야로 넘어오고 있다. 중소형 프로젝트에는 인도의 L&T 등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어, 바야흐로 쿠웨이트의 오일붐에 현혹된 전 세계의 엔지니어링과 건설업체들이 기회의 땅으로 몰려오고 있다
.

9.
쿠웨이트에서의 성공요인


2005
년에 쿠웨이트에서 한국업체들이 수주한 금액은 쿠웨이트 전체 발주의 57%를 넘었으며, 2006년에는 39%에 달하고 있다. 이 수치는 다른 중동국가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은 편이다. 한국업체의 플랜트 시장 점유율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10%, 카타르에서는 20%인 것과 비교하면 쿠웨이트에서 한국업체의 실적은 놀랍기만 하다.

쿠웨이트는 다른 중동 국가와는 달리, 미국과 일본 엔지니어링업체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한국업체들의 독무대가 되었다. 한국업체가 쿠웨이트에서 성공하고 있는 정확한 요인은 무엇일까
?

첫 째, 이라크의 위험요소가 제거됨과 동시에 미래의 이라크와 경쟁하기 위하여 쿠웨이트는 2004년부터 플랜트 프로젝트를 일시에 발주하였다. 그러나, 쿠웨이트에서 남아 활동하던 기존 EPC업체의 대부분은 한국이었다
.

둘 째, 한국과 경쟁하던 주요 선진외국업체들은 중동 전체의 건설붐으로 굳이 쿠웨이트에까지 들어와서 한국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할 필요가 없었다
.

셋 째, 가스가 없는 쿠웨이트는 오일분야의 프로젝트를 다량으로 발주하는 곳이다. 한국업체는 가스분야에 경험과 기술력이 부족하지만, 오일 프로세스에는 강하기 때문에 쿠웨이트의 원유, 정유 및 석유화학 프로젝트에 쉽게 참여할 수 있었으며, 특히 2005년부터 발주된 10억 불 이상의 초대형 프로젝트 3개 모두를 한국업체가 수주하였다
.

넷 째, 20년 동안 쿠웨이트에 진출한 한국업체들은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면서 쿠웨이트에 대한 노우하우를 나름대로 갖고 있으며, 반대로 외국업체들이 다시 돌아와 수행하기에는 장벽이 높은 어려운 시장이 되었다
.

다섯 째, 그 간의 실적으로 한국업체는 쿠웨이트 내에서 최고의 EPC업체로 평가를 받았으며, 쿠웨이트가 공급자 시장으로 변하면서, 한국업체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그리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통하여 한국업체와 쿠웨이트 발주처의 관계는 계속 밀접해지면서 발전되고 있다
.

마지막으로, 쿠웨이트의 국제경쟁입찰 방식은 철저한 최저가입찰제로 매우 공평하며, 단 한번의 입찰을 통하여 낙찰자와 계약금액이 일체의 네고없이 결정되기에 한국업체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

10.
생존을 위해 수주는 계속되어야 한다


2006
12월 말 현재 한국업체가 쿠웨이트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현장은 14, 공사금액만 44억 불을 넘는다. 한국의 건설역군들이 쿠웨이트 사막에서 땀 흘리며, 오일머니를 거둬 고국에 부를 전달하고 있다. 이제 한국건설업체가 없는 쿠웨이트는 마치 석유 없는 쿠웨이트와 같다.

쿠웨이트의 플랜트 건설시장은 한국의 앞 마당이다. 한국업체가 참여하지 않으면 입찰이 안될 정도이다. 한국업체가 입찰에 참여하면, 다른 나라 업체들은 참여 자체를 포기하는 일도 많다. 한국과는 아주 먼 곳이지만, 우리들끼리의 경쟁이 자주 일어나는 곳이기도 하다
.

오는 2007년 상반기에 신규정유공장 프로젝트가 계약이 된다면 쿠웨이트에서 한국업체들이 수주한 금액은 최고 절정에 오르게 된다. 세계 최대의 정유공장 프로젝트를 한국업체들이 수행하면서 명실공히 쿠웨이트의 플랜트 시장을 완전히 석권하게 될 것이다
.

한국업체가 한 국가에서 130억 불 이상을 수주하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하나의 프로젝트에서 5개의 한국업체가 사이 좋게 수주한다는 것은 더 놀라운 일이다. 기자재 제작사와 협력업체의 호황을 불러옴은 물론, 전 세계에서 일하는 우리 기술자들 모두가 쿠웨이트에 집합해야 될 지 모른다
.

그 옛날 한국건설업체의 무덤이었던 곳이 이제는 검은 황금의 땅 엘도라도로 변하였다. 세계 확인 매장량의 10%에 해당되는 965억 배럴의 원유가 사막 속에 묻혀 있으며, 향후 200년 이상은 계속 부자일 수 밖에 없는 쿠웨이트다. 이 곳에 2020년까지 오일과 가스 부문에만 680억 불이 투자되며, 발전/송변전과 인프라 부문을 합치면 약 830억 불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앞으로도 쿠웨이트는 변치 않는 우리의 최대 시장이다
.

그러나, 쿠웨이트는 우리에게 기회의 땅이기도 하지만, 위기의 땅이기도 하다. 엘도라도로 알려진 만큼이나 경쟁 또한 치열해진다. 침입자들에게 혹은 경쟁업체들에게 경쟁력 부족으로 수주를 뺏기는 순간, 회사는 보유한 많은 인원 때문에 위태로워 질 수 있다
.

지금까지의 여세를 몰아, 한국의 약점분야인 기본설계 능력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더 많은 분야에 더 많은 업체가,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쿠웨이트에서 활약하여야 한다. 한국이 명실상부한 쿠웨이트에서의 일류기업으로 남기 위해서 수주는 계속되어야 하며, 수주에 성공하기 위한 전략은 항상 철저히 분석되고, 변화되고 혁신적이어야만 한다.

 

 

(입력: 2007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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