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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플랜트시장을 지배하는 한국업체 본문
2005년의 쿠웨이트는 한국건설업체가 해외에서 수주한 국가 중 금액대비로 가장 선두에 올라서는 국가가 되었다. 한국업체는 지금까지, 3/4분기를 끝으로 6개의 플랜트 프로젝트, 금액으로는 33억 불의 수주를 확정시켰다.
한국업체의 금년도 쿠웨이트 실적은 매우 화려하다. 현대건설이 3월에 에탄회수 처리시설 공사를 4억 불에 수주하면서 서막을 열었다. 이어서 4월에 두산중공업이 사비야 3단계 담수화 공사를 2.6억 불에 계약하였으며, 6월에는 SK건설이 원유집유소 및 가압장시설 개보수공사를 12.2억 불에 계약하면서 수주열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8월말에는 현대건설이 미나 알아흐마디 정유공장의 신규 오일 피어 5, 6호기 부두 추가공사를 1.4억 불에 계약하였으며, 현대중공업은 쿠웨이트 사상 단일 프로젝트로는 가장 큰 규모인 원유수출기지공사를 12.4억 불에 수주하였다.
더구나, 금년 말까지 수주가 예상되는 플랜트 프로젝트는 3개이며, 금액으로는 10억 불에 육박한다. SK건설은 테크니몽과의 컨소시엄으로 1차 입찰에서 12.9억 불의 최저가를 제출한 바 있는 아로마틱 프로젝트의 재입찰에 다시 도전한다. 2.5억 불 규모의 EB/SM프로젝트 입찰에서는 포스터휠러와 현대건설의 컨소시엄과 대림산업이 격돌하고 있다. 4억 불 규모의 EO/EG입찰에는 포스터휠러와 현대건설의 컨소시엄과 스페인의 테크니카스 리유니다스가 이미 입찰서를 제출하였으며 낙찰을 기다리고 있다.
중동 플랜트 특수를 맞이하여, 쿠웨이트가 한국업체들의 약진이 제일 활발한 곳이다. 지금까지 한국업체가 해외에서 수주한 총 금액 74억 불 중 40%가 쿠웨이트에서 나왔다. 특히, 수주금액으로 서열 2위국인 카타르에서 한국업체가 계약한 금액은 단지 9.4억 불이다. 쿠웨이트의 33억 불과는 비교될 수 없을 정도의 큰 차이를 벌이고 있다.
왜 쿠웨이트가 이렇게 한국업체의 새로운 엘도라도로 나타나게 되었나? 과거로 돌아가 보자. 십수년전의 쿠웨이트는 한국건설업체에게는 무덤이라고 불리는 악명 높은 현장이었다. 한국업체간 치열한 수주경쟁을 통하여 무모한 저가입찰이 일반화되었으며, 큰 손해를 봐 회사가 위태로운 지경까지 가기도 하였다. 외국업체들은 견디다 못해 스스로 짐을 싸서 떠났다. 아국업체간 전쟁으로 적군을 떠나게 한 것이다.
1980년대 대림산업이 쿠웨이트 발전소 토목공사를 수행하면서,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 현대건설이 1994년에 시작한 발전소 프로젝트 역시 큰 손해를 보았다. SK건설이 1996년에 수주한 쿠웨이트 정유공장 프로젝트도 손실이 컸다. 신화건설은 1998년 쿠웨이트에 초기진출 KOC의 2개 프로젝트를 2억 불에 수주하였으나, 회사의 부도로 공사는 중단된 채 어느 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1999년 IMF위기로 한국업체들은 재무상태의 불안정으로 쿠웨이트를 떠나야 될 운명에 처해지기도 하였다. 2002년 말에 1차 입찰이 실시된 원유수출기지 프로젝트는 한국업체만을 제외시킨 채 진행되기도 하였다.
2003년 3월 미국의 승리로 끝난 이라크와의 전쟁은 뜻밖에도 쿠웨이트를 지킨 한국업체에게 절호의 기회를 선사하였다. 실제로 이라크의 위협 속에도 꿋꿋이 남아 있던 한국업체를 쿠웨이트는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반면에, 한번 떠난 외국업체가 다시 쿠웨이트로 들어오기에는 한국업체의 위상이 너무 높아져 있었다. 그 옛날 쿠웨이트에서 군림하던 미국과 일본 업체들은 EPC럼섬 계약에 대한 리스크와 가격경쟁력 부족으로 쿠웨이트를 떠났으나, 과거의 악몽으로 다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고유가 행진으로 인하여 타 중동국가에서도 발주량이 많아지면서 그들의 관심은 쿠웨이트에서 이미 멀리 벗어나 있었다. 그 자리를 한국의 SK건설,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현대중공업 및 두산 중공업이 채우면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금년에 외국업체로서는 테크닙이 5.8억 불, UAE의 페트로팩이 8억 불, 스페인의 테크니카스 리유니다스가 1.5억 불을 수주하였으며, 그 총 금액은 17억 불에 불과하다. 국제경쟁 입찰을 통하여 계약된 석유화학 플랜트 프로젝트 11개 중 5개를 한국업체가 수주하였다. 놀라운 것은 전체 계약금액 47억 불 중 64%인 30억 불을 한국업체가 가져간 것이다.
오늘의 쿠웨이트 플랜트 시장은 실질적으로 한국업체가 지배하고 있음은 물론, 확실히 돈도 벌고 있다. 과거의 치열한 경쟁에서 입은 손해를 만회하여야 한다. 쿠웨이트에 있는 한국업체들은 과거의 실패를 오늘의 교훈으로 삼아 수주경쟁에 보수적이며 전략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쿠웨이트는 저가입찰보다는 적정이익 이상을 확보하는 플랜트 시장으로 새롭게 편성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업체가 수주한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단지 2-3개사만의 양호한 경쟁에서 따낸 것이며, 입찰금액도 발주처 예산을 훨씬 뛰어넘어 수익성이 좋다.
이제 쿠웨이트에서는 한국업체가 참여하지 않으면 입찰이 안될 정도이다. 현지건설업체나 제조업체들도 한국업체의 중요성을 깨달았으며, 한국인을 필요로 한다. 한국업체와 제휴하기 위하여, 또는 한국업체로부터 하청계약이나 물품공급을 따내기 위하여 한국인 영업담당 혹은 시공책임자를 스카우트 하려는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입력: 2005년 9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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