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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해외건설 인터뷰

조성환 2018. 3. 6. 21:52


탑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관리(PM) 능력을 길러야

조성환 중동건설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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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수정 기자      승인 2018.03.06 09:00   

 

플랜트 업계 관계자들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자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개한 전문가가 있다. 이미 업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중동 플랜트 전문가 조성환 컨설턴트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30여 년 동안 국내 EPC 업체와 쿠웨이트 종합건설회사에서 근무하면서 구축한 네트워크를 이용해 ‘조성환의 플랜트건설 이야기’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한편 ‘글로벌 플랜트 프로젝트 동향 세미나’도 매년 개최하고 있다.

 

그가 제공하는 건설시장의 생생한 정보는 현업에서도 유용하다는 평가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의 취업 준비에 큰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조성환 컨설턴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조성환 컨설턴트는 SK건설()을 거쳐 쿠웨이트 사이드 하미드 베베하니(Sayed Hamid Behbehani) 그룹에 입사하여 사업개발담당 임원으로 근무한 플랜트 전문가이며, 현재는 중동건설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Q. ‘조성환의 플랜트 건설 이야기’, 누적 방문객이 3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업계에선 유명한 블로그인데요! 하루 방문객이 3천 명인 적도 있었지요? 워낙 널리 알려지신 분이긴 하지만 본인 소개와 함께 블로그 운영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A. 지금 저의 직업상 타이틀은 중동 EPC 컨설턴트입니다. 전세계에서 발주되는 모든 플랜트 프로젝트 정보를 입수, 분석하는 한편, 그 자료를 바탕으로 컨설팅과 세미나를 하고, 또한 신문과 잡지에도 기고하고 있습니다.

 

저는 SK건설에 공채 1기로 입사해 20여년 동안 프로젝트 수주와 수행의 모든 분야에서 일하면서 프로젝트 정보를 입수하고 전략적 제휴를 성공시키기 위한 네트워크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직장인 쿠웨이트 종합건설회사에서 10년동안 임원으로 근무하면서도 유지하고 있었던 네트워크를 이용해 프로젝트 정보에 목마른 분들을 위한 블로그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 정보는 대기업 해외영업팀의 전용물이 아니라 플랜트 업계의 모든 분들도 실시간으로 알게 하자는 것이 제 목표였습니다.

 

Q. 블로그를 들어가 보면 놀라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매주 올라오는 전 세계 플랜트 프로젝트 수주 소식부터, 플랜트 시장의 현황과 전망까지... 이렇게 많은 정보를 어디서 어떻게 입수하시는지요? 노하우 조금만 알려주시겠습니까?

 

A. 일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놓아야 파편으로 입수한 정보들이 퍼즐처럼 맞춰져 갑니다. 나중에 이것들이 합쳐지면 완전한 정보가 되고 흐름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 현황과 전망이 만들어지는 거죠. 가장 좋은 정보는 네트워크를 통해 입수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인터넷 상에서 구글 번역 기능을 통해 세계 각처에서 쏟아져 나오는 정보를 입수하고 있습니다.  

 

Q. 우리 업체의 중동 플랜트 시장 수주금액이 2014 270억 불을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데요, 심지어 2016년에는 70억 불에 그쳐 2005년 수준으로 떨어졌고요. 우리 업체들이 중동 플랜트 시장에서 입지가 계속해서 줄어드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 우리 업체의 가격 경쟁력 저하가 가장 큰 이유입니다. 지금 우리 업체들은 글로벌 경영과 인도 인력으로 무장한 유럽업체(테크니카스 리유니다스, 페트로팩, 사이펨 등)들에 비해 입찰금액은 물론 수행측면에서도 가격이 높은 편입니다. 마의 5%라는 가격 차이가 존재합니다.

 

Q. 중동 지역 수주 감소 원인 중 하나가 저유가의 여파로 발주 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는 기관들도 있는데요, 실제로 프로젝트 발주량과 유가와의 상관관계 어떻게 보시나요? 저유가로 인한 중동 현지 분위기는 어떤가요?

 

A. 저는 발주량과 유가와의 상관관계는 없다고 봅니다. 저유가가 시작된 2014년과 2015년의 중동 발주물량(계약액)은 한창때인 2009년과 2010년도와 거의 유사했습니다. 문제는 2014년과 2015년에 우리 업체는 어닝쇼크로 쇠락의 길로 들어섰지만, 경쟁상대인 TR과 페트로팩은 사상 최대의 신규 수주와 수주잔고를 기록했습니다. 저유가의 여파로 발주 물량이 감소했다기 보다는 우리 업체의 수주가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에 나온 궁색한 변명이라고 생각합니다.    

 

Q. 그런데 지난해 MENA지역에서 발주한 플랜트 프로젝트의 절반 이상을 페트로팩(Pertofac) 등의 유럽 업체들이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2000년대 들어 우리 업체에게 플랜트 EPC 시장을 내줬던 유럽 업체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가 있다면요? 어떻게 해야 우리가 중동 플랜트 시장에서 다시 강자로 일어설 수 있을까요? 경쟁국 업체와 비교한 우리 업체들의 장단점을 같이 말씀해주신다면?

 

A.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유럽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심지어 인도업체들과 경쟁할 정도입니다. 이 사실은 업계에서 일하는 분들 대개가 알고 있습니다만, 아직 공개적으로, 혹은 공식적으로 밝히기를 꺼리는 분위기입니다. 우리가 중동에서 강자가 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글로벌 경영을 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최고 경영진의 인식전환과 조직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우리 업체의 장점을 살펴보면 추상적인 면이 있습니다. , 투지와 근면성을 바탕으로 한 수행능력, 추진력, 돌발변수 대응력. 발주처 우선주의, 그리고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실적 보유 등입니다. 반대로 단점은 구체적이며 많이 나열할 수 있습니다만, 간추려 보겠습니다. 우선, 우리는 글로벌 경영을 모릅니다. 3국인을 활용할 줄 모릅니다. 그리고 우리의 수주 영업은 아마추어식입니다. 우리에게 수행전문가는 있어도 수주전문가는 없습니다. 수주와 수행에 대한 전략이 없습니다. 우리끼리의 경쟁에서는 양보란 없으며 유달리 치열하게 싸웁니다 등등.

 

Q. 우리 업체들이 세계건설 시장에서 탑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해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한 말씀해 주신다면? 그리고 혹시 정부차원에서 지원해야할 것들이 있을까요?

 

A. 세계건설 시장은 매우 거대합니다. 글로벌 매니지먼트 능력으로 의지와 계획 그리고 전략을 팔아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탑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관리(PM) 능력이 중요하며, 우리에겐 이런 유능한 PM인력이 풍부합니다. 여기에 의지와 전략을 더하면 우리도 플루어나 벡텔처럼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 모든 것을 아우룰 수 있는 전략가를 우리 업체들이 키워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Q. 최근 해외건설시장의 판도가 과거 도급사업 위주로 이뤄졌던 발주방식에서 금융의 기능이 강화된 투자개발 형태로 변화하는 추세인데요. 이런 세계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우리 업체들이 보여야 할 행보에 대해 한 말씀해 주시겠어요?

 

A. 위에 말씀하신 투자개발로 변화하는 추세는 토목, 건축과 같은 인프라시설, 그리고 발전소와 담수공장 및 하수처리플랜트 등에서 많아 나타납니다.  이제 우리 EPC업체들이 EPC만으로 먹고 살던 세상은 지나갔습니다. 경쟁사와 차별화가 되어 있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워졌습니다.

 

EPC업체라 하더라도 파이낸싱에 직접 참여해 자금 조달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또한 디벨러퍼와 연합하거나, 아니면 아예 디벨러퍼 역량을 갖추기 위해 사업 영역을 확대해야 합니다. 또한 유지보수(O&M) 분야에도 반드시 참여해야 합니다. 이것들이 어려울 것 같지만, 실제로는 EPC보다는 쉬운 일이며, EPC업체이기에 할 수 일이기도 합니다.  

 

Q. 앞으로의 해외건설 시장 어떻게 보시나요? 중동 프로젝트 발주 전망도 같이 말씀해 주신 다면요?

 

A. 제가 집중하고 있는 플랜트 분야에 한정시켜 말씀드리겠습니다. 해외 플랜트 프로젝트 시장은 2016년에 저점을 찍고 2017년부터 발주 물량이 서서히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금년에는 전년도 대비 두 자릿수의 성장이 전망되고 있습니다.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LNG플랜트가, 북아프리카를 포함한 중동과 아시아에서는 정유공장, 석유화학 콤플렉스, 아로마틱스 플랜트 등이, 유럽에서는 해상풍력발전소가, 그리고 동남아시아와 인도아대륙에서는 LNG터미널이 대거 발주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특히 금년 중동에서는 오일/가스 플랜트와 발전소 분야에서 한창때와 버금갈 정도의 물량이 입찰로 나옵니다.

 

Q. 현재 추진되고 있거나 앞으로 발주될 프로젝트 중에서 특히 국내 업체들이 주목해야 할 프로젝트 몇 가지를 꼽는다면?

 

A. 중동 국가 중 쿠웨이트, UAE, 바레인, 요르단, 알제리의 5개국에서 국제경쟁입찰로 발주될 정유공장과 아로마틱스 플랜트에 대한 10개 프로젝트를 주목하고자 합니다. 인도인력으로 무장한 유럽 업체뿐만 아니라, 인도와 중국의 EPC업체들도 경쟁판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200억 달러에 달하는 이 입찰에서의 승패가 우리 업체들의 생존여부에 대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2015년부터 매년 초 글로벌 플랜트 프로젝트 동향 세미나를 개최하시는데요! 올 해는 423일로 예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미나를 개최한 배경과 주로 다루실 내용을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A. 제가 블로그를 시작한지 10년이상이 넘어 가면서, 많은 분들이 제 블로그를 참고로 취업 준비를 하고, 입사 후에는 블로그를 통해 업무 정보를 얻으며 동시에 자기 회사 소식을 듣고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블로그에서 하지 못한 글로벌 플랜트 프로젝트 동향이나 전망 그리고 EPC업체들에 대한 분석자료를 발표하여 그 분들에게 또 다른 자극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전세계에서 아직 어느 누구도 글로벌 플랜트 프로젝트에 대한 연간 발주 규모를 구체적으로 조사, 연구하여 발표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세계적으로 플랜트 업계가 흘러가는 판세를 세미나에 오신 분들에게 알려주고자 합니다.  

 

Q. 끝으로 해외건설시장에 새로 진출하려는 우리 업체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기 바랍니다.

 

A. 해외건설시장이 처음이라면, 업체가 처한 현재의 상황과 인력 풀 속에서 가장 잘하는 분야를 찾아내 능동적으로 시장 진출을 꾀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중개인의 꾀임에 속거나 쓸데없이 여러가지 분야에 뛰어들어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말고, 가장 잘하는 분야에 집중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항상 첫 번째 프로젝트가 관건입니다. 위험부담이 적은 소규모 프로젝트를 빨리 수주하는게 좋습니다. 아무리 좋은 시장이라도 수주 자체가 없으면 본격적인 진출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최수정 기자 sjchoi@icak.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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